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발길 닿는 곳마다 세계 최대·최고·최초


뉴스와 씨름하던 서울을 벗어나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영화로만 접했던 화려한 도시를 상상하며 10시간 동안의 갑갑함을 견뎌냈다. 오후 7시에 도착한 두바이. 날은 저물었지만 바람 한 점 없는 따사로운 공기가 내 몸을 휘감았다. 공항 인근 호텔에 여장을 풀며 첫 날은 시차적응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설렘에 얕은 잠을 잔 후, 호텔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차창 밖으로 내다본 두바이 모습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하늘 위로 치솟은 기기묘묘한 빌딩, 사막을 파서 도심에 물길을 낸 운하, 거리마다 들어선 쇼핑몰과 호텔…. 외관을 금으로 치장한 ‘ㅁ’자 모양의 액자빌딩 전망대에 올라가니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축구장 50배 넓이의 두바이 쇼핑몰 내부에선 15m 높이의 초대형 수족관이 벽처럼 솟아있었고, 건물 밖 광장에선 수십 미터의 거대한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나흘 동안 발길 닿는 곳마다 ‘세계 최대, 세계 최고, 세계 최초’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에서도 볼 수 있다는 인공섬 ‘팜 주메이라’,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21세기 바벨탑으로 불리는 ‘버즈 칼리파(828m)’. 나는 기꺼이 42달러를 지불하고 버즈 칼리파 124층 전망대에 올라갔다. 그곳에서 제주도 두 배 크기인 ‘중동의 진주’ 두바이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사막 사파리 투어는 하지마라, 위험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일생일대의 기회는 올 때 잡는 법! 6명이 한 조가 되어 RV차에 나눠 탔다. RV차가 사막 위 울퉁불퉁한 지표면과 오르내리막 길을 한 시간 이상 내달렸는데, 온몸이 들썩이고 심장이 쿵쾅거려 연신 “오 마이 갓”이라는 비명이 새어나왔다. 현지 운전기사는 얄밉게도 관광객이 비명을 지르면 지를수록 차를 더 거칠게 몰아갔다. 그 덕(?)에 맨 뒷자리에 앉은 배기찬 부장의 차 손잡이가 그만 ‘뚝’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매일 30도를 넘는 날씨에 땀을 식히려 조선일보 안덕기 부국장과 카페에 들어갔다. 안 국장이 휴대폰 자동통역기에 “오렌지 주스 한 잔이 달러로 얼마죠?”라고 말한 후 아랍어로 번역된 화면을 보여주니, 종업원이 신기해하며 아랍어로 대답했는데 한글로 “6달러”라고 적혀있었다. 이젠 그 나라의 언어를 몰라도 두려움 없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했다.
최대의 비용으로 상상 이상의 ‘판타지 세상’을 창조해내는 두바이. 아라비아 반도의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이 지금은 지구촌 돈과 인재를 흡수하는 블랙홀이 됐다.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의 ‘무한 상상력의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시내 곳곳마다 온갖 공사가 한창이다. 골드(금), 레드(햇살), 블루(해변)로 반짝반짝 빛나는 기적의 도시. 이 환상적인 세미나 플랜을 짜느라 고생한 김선호 편집기자 협회장, 신인섭 부회장, 김용주 기획국장, 강경남 차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