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3세션 / 조남각 머니투데이 부장


한국 종이신문 2026년 소멸 예측
미래 고민 중 알게된 미디어 리터러시
가짜 뉴스 범람하는 요즘 중요성 더해
매일 ‘팩트체크’ 하는 편집기자가 유리
회사밖 외연 확장할 수 있는 좋은기회


편집기자의 외연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점차 커져가는 분위기이다.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기준을 갖고 뉴스를 보는지,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해 어떤 교육들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달라지고 있다. 뉴스의 댓글을 보면 예전처럼 의미 없는 것이거나 감정을 표출하는 식으로 끝나는 게 아닌, 정해진 틀에 의한 체계적인 분석 방법을 따라서 뉴스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요즘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한 교육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종이신문 2026년 소멸? 편집기자는?
후배 편집기자 두 명에게 지금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을 물었다. ‘온라인이라는 배로 갈아타는 방법이 최선인가’,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일까’ 둘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머니투데이의 경우 조직개편 같은 것이 항상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편집기자의 자리와 역할에 대해서 고민이 굉장히 깊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로스 도슨의 ‘종이신문 소멸 예측’이란 자료가 2015년 학계에서 발표가 됐다. 로스 도슨 닷컴에 들어가 보면 이와 같은 자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당시 한국에서 종이 신문은 2026년에 소멸된다고 예측을 했다. 종이 신문이 소멸된다는 것은 종이 신문이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영향력을 현저하게 잃는다는 의미로 파악을 하면 된다. 그러한 글로벌 요인들을 살펴보니 비용과 기술. 즉 기술의 속도에 따라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결정된다고 한다. 각 국가별로 살펴보면 훨씬 더 내용이 많은데, 합쳐보면 기술과 돈,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 그에 따른 정책 등에 따라서 종이 신문의 영향력이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뉴미디어에 대해서 열풍이 불었고, 방향은 정해졌지만 원만하게 넘어가고 있다거나 완전히 넘어가고 있다기보다 어정쩡하게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넘어왔지만 아직 돈의 흐름은 그쪽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오프라인의 영역도 범위가 좀 오락가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을 갖다
이런 상황에서 편집기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상황을 도식화<그래프 참조>해봤다. 가운데 있는 편집기자인 나는 오프라인 쪽에서는 계속 편집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26년이면 7년 남았는데 그 이후에도 종이신문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아니니까 운이 좋으면 퇴직할 때까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면. 편집이나 취재나 기획이나 영상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예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을 떠나서 취재 부서로 옮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회사 안에서는 이렇게 어떻게든 확장을 할 수 있는데 편집기자라는 경력을 가지고 회사 밖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편집기자로서 쌓은 역량을 그대로 사라지게 둘 것인가. 활용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기자협회-언론진흥재단 ‘미디어강사’ 양성 과정
계기는 기자협회에서 주최한 미디어강사 양성 과정이었다. 선착순으로 지원을 받았는데, 마감 직전 연락을 했더니 신청한 사람이 많아서 수강 인원이 늘어난 상태였다. 5월 31일부터 6월 28일까지 금요일마다 4시간씩 총 20시간 강의를 들었다. 53명이 수료를 했는데 당시 인생 이모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어서 입사 15년 이상인 기자들이 대상이었다. 편집기자가 아닌 일반 행정직 분들도 강의를 들었다.
교육은 강의·PPT 준비나 스피치 등 스킬에 관한 부분이 집중적으로 구성돼 있었다. 5주차에는 미디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의 활동 사례를 들었다. 이러한 교육 과정을 거쳐 5주 후 수료증을 받을 수 있었다. 수료한 분들을 살펴보니 방송 관련 분들이 많았고 편집기자들은 거의 없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은 수강 대상, 즉 미디어 강사들이 나가서 강의를 해야 할 대상들이 대학생이었다. 따라서 교수님들이 주로 와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의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 5주 과정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없었다. 교육 과정을 보면 알겠지만 이걸 가르쳐라 저걸 가르쳐라 하는 내용이 없었다. 수강자들이 기자이고 전문가이니 콘텐츠와 관련한 교육은 건너뛰고 스킬 위주로 구성돼 있었다.


미디어 강사들은 어디서, 어떻게 활동 하고 있나
미디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은 많다. 학교에서 활동하시는 사람들은 주로 교사들인데, 강연을 듣고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인천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도 양성 과정이 있었는데 미디어의 정의, 미디어 이론, 미디어 교육 교안 작성 및 시연 등을 90시간에 걸쳐 교육을 했다. 언론진흥재단에서도 미디어 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언론진흥재단의 양성과정은 이론 120시간, 실습 40시간으로 총 160시간의 굉장히 긴 교육시간을 거쳐야 자격증을 준다. 언론진흥재단에서 하는 양성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미디어교육 운영학교와 자유학기제 운영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 뉴스 읽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각 대학에서 신청하면 외부 강사들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한다.
그렇다면 기자협회의 양성 과정을 거친 후 언론진흥재단의 양성 과정을 거친 강사들처럼 외부 강의를 할 수 있을까. 언론진흥재단에 직접 문의해 본 결과 외부 강의 프로그램은 2016년까지 운영이 됐고 2017년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다행인 점은, 내년에 다시 강의 과정을 재개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강사 활동을 하고 있고 사회에서는 미디어교육 평생교실이 있다. 전국의 문화센터나 도서관에 지원을 하는데 지원 대상이 생각보다 많다. 올해는 전국에서 102곳을 지원하는데 80곳 이상이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보면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그 안에 ‘뉴스 리터러시’를 별도로 고민해봐야 하는데, 102곳 중에서 올해 86곳이 ‘뉴스 리터러시’를 교육했다. 평생교실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 만큼 뉴스를 읽고 이해하고 소화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왜 주목받는 것일까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짜뉴스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며칠 전 중앙선데이에 나온 기사가 있는데 기계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가짜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정말 유심히 봐서 가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찾아봤다. 모두 가짜라는 정답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가짜뉴스가 범람을 하는데 사람의 눈으로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가 됐다. 버즈피드-멍키포 프로덕션의 오바마 딥페이크 영상이 있다. 오바마가 트럼프를 비난하는 내용인데 영상은 사실과는 다르다. 중국 모모사의 앱 ‘자오’는 왕좌의 게임 존 스노우의 얼굴에 본인의 사진을 올리면 그에 맞춰 얼굴을 바꿔준다.
이런 식의 딥페이크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짜 뉴스와 정보가 많아졌고, 사람들이 걸러내기 힘든 수준까지 이르렀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책은 법으로 제한하는 방법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방법,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법으로 제한하기에는 너무 정보가 많아 한계가 있다. 학계에서는 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에서도 미디어 교육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는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사고 역량’, ‘의사소통역량’ 등을 주요 핵심역량으로 설정해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 미디어교육, 미디어거점학교, 대학연계과정 등 학교별, 학년별 맞춤형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 왜 편집기자가 적합할까
‘한국형 뉴스 리터러시 교육 모델 제안(김성해)’을 보면 뉴스 리터러시란 ‘복합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뉴스의 생산 과정을 이해하고, 뉴스가 공동체에서 갖는 의미를 이해하며, 뉴스다운 뉴스를 구분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며, 나아가 뉴스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능력’ 이라고 정의했다. 뉴스의 생산과정을 이해하고, 뉴스의 의미를 이해하고, 뉴스다운 뉴스를 구분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은 편집기자만큼 뛰어난 집단은 없다. 뉴스의 생산과정은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고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교사들도 언론사의 구조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국제도서관연맹에서 만든 ‘페이크 뉴스 가려내는 법’을 살펴보자.
1.정보원을 살펴보세요. 2. 본문을 읽어보세요. 3. 저자를 확인해 보세요. 4. 근거 정보가 확실한가요? 5. 날짜를 확인해 보세요. 6. 혹시 농담은 아닌가요? 7. 당신의 선입견은 아닌지 점검하세요. 8.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편집기자라면 위의 과정들이 훈련이 많이 돼있고 익숙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이다.
김성해 교수의 ‘한국형 리터러시 교육모델 제안’을 보면 인터뷰 대상에는 ‘편집부의 실무자가 포함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편집기자만큼 뉴스가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되고 생산이 되며, 어떠한 의도로 제목이 나오는 지를 잘 알 수 있는 집단은 없다.
이처럼 편집기자가 회사 밖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싶다면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 없이 좋은 경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라는 안락한 품을 떠나 도전을 해보자
지난해 회사에서 대학생 인턴을 선발한 적이 있다. 명문대 졸업생인데 언론사 취업이 잘 안 되고 있던 중 교수의 소개로 편집부에서 일을 해보기로 했다. 면접 당일 그 학생에게 연락이 왔다. 언론사 취업이 급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편집부의 업무는 자신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지원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학생이 편집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벌어진 일이겠지만 한편으로는 편집의 위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씁쓸한 일이었다.
뉴스 리터러시가 편집기자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는데 뉴스를 ‘제대로’ 소비하는 것에 대한 교육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 교육협회는 구글과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뉴스 리터러시와 관련한 강의도 추가하기로 했다. 뉴스의 형태는 변하고 있지만 뉴스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편집기자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강연후기

편집 2막 열기 위한 편집기자만의 +α

김동현 문화일보 기자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편집기자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10여 년 전 편집기자로 첫 출발했을 때보다 주변에 많은 선후배가 역할을 잃거나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그 때마다 앞으로 편집기자의 미래와 역할에 대해 선후배와 함께 고민하고 토론했다.
이번 조남각 머니투데이 부장의 ‘편집기자의 +α를 찾아서’ 주제 강연은 최근 몇 년간 고민해왔던 사안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깊었다. 특히 “어떤 경우라고 우리가 축적한 ‘편집 역량’이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과 “가짜뉴스의 홍수 속에서 편집기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사회에도 기여할 ‘+α’를 고민해야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편집기자가 ‘+α’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봤다.
편집기자는 취재기자가 쓴 기사의 ‘첫 독자’이자 게이트키퍼 역할을 담당한다. 단순히 취재기자가 전달한 기사에 제목을 뽑고 레이아웃을 짜는 것만이 편집기자 역할은 아니다. 편집기자는 첫 독자로서 의무가 있다. 정확하고 적확한 기사가 전달되도록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챙기는 것도 편집기자 주요 역할과 의무다.
이 관점에서 조 부장이 제안한 ‘미디어 교육’과 ‘디지털 리터러시’는 좋은 아이디어다. 조 부장 분석처럼 세계적으로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게이트키핑과 진위를 판단하는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진다.
편집기자는 같은 이슈를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편집하면서 다른 어떤 집단보다 뛰어난 미디어 리터러시 소양을 갖췄다. 미디어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자로서 ‘+α’ 역량을 갖춘 셈이다.
우리도 우리만의 ‘+α’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정보기술(IT) 급격한 변화 속에서 10년 만에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모바일 저널리즘에 이어 유튜브 등 동영상 저널리즘까지 출현했다. 앞으로 5년 후 무엇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려운 시대다. 우리만의 ‘+α’를 고민해야 편집 2막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