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국편집기자협회 (edit@edit.or.kr)

“남편아, 보여?” 혼자 보기 아까워 영상통화


머니투데이 최윤희 차장
  여행에 앞서 걱정이 컸다. 열몇시간의 장시간 비행은 처음인데다 낯가리는 성격, ‘체’만 있고 ‘력’은 없는 몸이 문제였다. 민폐는 되지 말자가 여행의 목표. 하지만 다짐이 무색하게 러시아 공항에서 경유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방전돼버렸고 기상 악화로 스페인행 비행기에 3시간 갇혀있던 동안 세상모르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 집합한 지 24시간 만에 바르셀로나에 도착, 여자 기자는 혼자라 독방을 쓰는 호사를 누렸다. 여행의 첫 목적지는 FC바르셀로나 홈구장이었다. 경기가 있는 날이라 내부 구경은 못한 채 다들 메시 사진 앞에서 인증샷만 찍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TV에서 보고 언젠가 꼭 가보리라 생각했던 그 곳이 건물 사이로 보이자 가슴이 뛰었다. 혼자보기 아까워 남편과 영상통화로 성당 이곳저곳을 보여줬다. 제대로 약올린 셈이다.
  이어진 자유시간에선 가죽자켓, 화장품, 초콜렛 등 다들 부탁받은 쇼핑 미션을 수행하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탄생한 ‘마그넷박’. 어느 기념품 가게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박모 선배 덕분에 여행이 더 재밌어졌다. 그라나다로 넘어가 세비야, 꼬르도바, 세고비아, 톨레도, 마드리드까지. 매일매일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며 오래된 유적들을 보며 감동했고, 관람을 마친 후엔 모두가 마그넷박의 쇼핑을 응원했다. (부디 받은 사람도 기뻐했길;)
  일상으로 돌아온 지 열흘. 6박8일 간의 스페인 여행은 꿈처럼 지나갔다. 상을 받은 것부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직접 보고 ‘신데렐라 성’ 뒤로 떠오르는 열기구를 보며 조식을 먹었던, 머릿속에 그림처럼 남은 그 순간들. 집행부의 배려 덕에 여유롭게 스페인을 즐기면서 올해 찍은 것보다 더 많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사진 찍히는데 서툴어 고생하신 신인섭 부회장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든 좋은 기억. 언젠가, 다시 한번 좋은 꿈을 꿀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