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2일 금요일. 평소 같았으면 쉬는 날이지만, 아침 일찍 눈을 뜨고 대전으로 향했다. 제3기 편집 저널리즘 아카데미가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4‧10 총선면 편집으로 인한 피로가 고스란히 남아있었지만 아카데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수많은 편집기자 선후배, 동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편집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편집 기본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때문에 나에겐 이런 배움의 기회가 너무나도 간절하고 소중하다. 첫 강의인 지면 편집 실무 강의에서는 ‘편집 장인이 되고 싶다면 먼저
김형택 뉴스1 편집위원이 '우리말 달인'이 됐다. 김 위원은 지난 8일 방송된 KBS 1TV '우리말 겨루기'(997회)에서 우승한 뒤 달인 도전 문제까지 모두 통과해 '제 64대 달인' 타이틀을 획득했다. 기자가 '우리말 달인'이 된 것은 김 위원이 처음이다.사실, 김 위원은 이미 4번이나 '우리말 겨루기' 우승을 차지한 사실상의 우리말 대가였다. 지난 2016년 5월(616회) 이후 줄기차게 '달인의 문지방'을 넘으려 했지만, 매번 '띄어쓰기' 단 1개에 발목이 잡혀 눈믈을 삼켰었다. 김 위원은 "지난해 한국기자협회 주최 제1회
"편집이 뭔지 잘 몰랐었는데,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메시지를 결정짓는 편집의 매력에 대해 느껴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지난 1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전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3기 편집 저널리즘 아카데미'는 행사 뒤 밝힌 한 대학생 수료생의 이 한마디 소감으로 갈무리 될 수 있을 것 같다. 편집이 뭘까. 우리를 매일 머리 싸매게 만드는 ‘제목 뽑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 행위일까.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니 어느새 잊히고 빛바래버린 '편집의 묘미'를 그 대학생은 단 이틀 만에 간파해 읊조려 주었다.그렇다. 정말 그렇다.
튀고 싶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닿고 싶었다.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라는 누군가의 감탄사가 삶의 활력소였다. 시도 그랬고, 편집도 그랬다. 참신하다고 생각했을 때 뒤져보면 누군가 훑고 지나간 흔적이 있었고, 진부하다고 생각했을 땐 스스로를 너무 얕잡아 보고 있었다. 시가 어렵다고 하는 이들은 보이는 걸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 보이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면 보이는 만큼만 이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이게 된다. 뒤집는 순간 발생하는 쏟아지는 스파크는 소중한 자원이다. 뒤집어보자.
‘어서와, 편집 아카데미는 처음이지?’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창환)는 내달 ‘제3기 편집 저널리즘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올해로 세 번째로 열리는 편집 저널리즘 아카데미는 편집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전국 53개 회원사 저연차 편집기자와 편집기자를 꿈꾸는 예비 언론인이 주요 대상이다.4월 12일부터 13일까지 1박 2일간 열리는 이번 아카데미는 7년차 이하 편집기자(희망자에 한하여 7년차 이상도 가능)와 편집에 관심있는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장소는 대전 KT인재개발원이다.강사진은 현직 편집부장 2명과 외부강사 1명으로
날카롭고 위트있게, 또 가슴 먹먹하게… 이달의 편집상 5개 작품부터 사진편집상 3개 작품까지 ‘희노애락’을 담은 지면들이 쏟아져 나왔다.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창환)는 제269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으로 종합부문 중앙일보 김형진 부장 , 경제사회부문 경남신문 심광섭 부국장 , 문화스포츠부문 한국일보 봉주연 기자 , 피처부문 경향신문 구예리 부장 , 뉴스 해설&이슈부문 경인일보 이준배 차장‧김기론
신문에서 섹션이란 지면은 항상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좋은 기사, 좋은 사진, 좋은 그래픽 등 누구나 보고 싶고 궁금해 하는 콘텐트는 아무리 섹션과 관련이 높더라도 종합이라는 제1섹션에 양보해야 하는 운명같은 걸 타고 났기 때문이다.그래서 섹션을 만드는 사람들은 차선의 콘텐트를 가지고 품질을 높여야 하는 고민에 휩싸인다. 더불어 짧은 제작 시간과 적은 인력이라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중앙일보의 이번 경제섹션 리디자인은 우리 모두가 아는 이런 오래된 고민과 현실적 한계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경제섹션TF팀은 합리적이
그리드‘편집은 과학입니다!’요즘 한 TV CF에서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추억 속 카피를 집중적으로 ‘리마인드’하고 있다. 덧붙여 ‘래시피대로 요리했을 때 가장 맛있다’며 식재료의 가로와 세로줄까지 맞춘다. ‘왜 침대광고에 어울리지 않게 논리적이고 정확한 과학과 래시피를 집중 부각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침대는 매뉴얼대로 제작해 가장 편하고, 위생적이고, 오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유행어는 신문편집에도 통할 수 있다. 그리드 시스템(grid system)에 맞춰 편집했을 때 지
(2) 콘셉트가 있는 제목대충 10년 전부터 근무일에는 편집기자, 쉬는 날엔 ‘베이스볼 대디’로 살아왔다.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한 아들이 좀체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더니,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야구 특기생으로 진학한 뒤 프로야구단까지 들어가 버렸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모든 휴가를 아들의 야구단 일정에 쏟아부으며 이 경기장 저 경기장 따라다니며 ‘다이아몬드의 매력’에 젖다보니 나도 어느새 야구로 왠만한 ‘썰’은 풀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버렸다. 야구선수들의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우리 아이처럼 볼삼비
미식축구와 총 ‘친절한 톰 아저씨’로 친숙한 톰크루즈의 25년만의 속편 ‘탑건2 : 매버릭’에 보면 오합지졸 팀원들의 단합과 결속력을 위한 명장면이 있다. 석양을 배경 삼아 선글라스를 끼고 몸짱을 과시하며 해변에서 미식축구를 하는 모습이다. 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클리셰 중에 하나이다. 실제로 공원이나 주변 공터에서 아버지와 아들, 형제나 친구끼리 타원형의 미식축구공을 서로 던져, 주고받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만큼 미식축구는 영화의 한 장면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미국인들의 삶에서 흔하게 볼 수
행주산성 잔치국수 집까지 12㎞, 팔당대교 초계국수 집까지 43㎞, 두물머리 핫도그 집까지 54㎞, 춘천 닭갈비골목까지 117㎞. 처음엔 먹기 위해 달렸다. 라이딩이 취미인 구 남친(현 남편)과 맛집 탐방이 취미인 나의 니즈가 딱 맞았다. 미니벨로(바퀴가 작은 자전거)로는 장거리가 어려워지자 로드 자전거를 장만했다. 어느샌가 내 인생에 절대 없을 줄 알았던 쫄쫄이 옷을 입고 헬멧 쇼핑하는 나를 발견했다. 주로 한강 자전거길을 달리지만, 직진만 하는 게 지루해지면 가끔 남산을 오른다. 걸어가기도 힘든 오르막길을 왜 자전거로 가는지,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갖고 싶은 이름, 훔치고 싶은 인생...나는 마음 먹은 것은 다 해요.드라마 안나를 뒤늦게 봤는데 몰입감과 충격적 결말에 소름이 돋았다. 안타까웠다. 사소한 거짓말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한 여자의 삶. 주인공이 겪는 리플리증후군은 현실을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으며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인격장애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사건이 떠올랐다. 신정아는 참여정부 시절 학력을 위조하고 각종 공직과 미술 후원 단체, 교육자로 활동했다. 노무
KBO리그의 팬으로서 야구를 즐겨 본지 2년차다. 내가 야구를 즐겨보게 된 계기는 조금은 특별하다. 내게는 2007년부터 프로야구를 보고, 주말엔 직접 사회인야구 경기를 뛰며 준 야구선수로 사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렇기에 주변에선 뒤늦게 야구 팬이 된 나에게 “남자친구 때문에 야구에 빠졌구나.”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남자친구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인으로 10년을 만나는 내내 나를 자신의 응원팀 팬으로 만들기 위해 야구장에 데려가고, 유니폼도 사주는 등 온갖 방법으로 지극정성 나를 꼬셨다. 하지만 내가 야구에 빠지게 된
“시민들에게 ‘지하철에서 책 읽으라’는 캠페인을 왜 하나요? 그런 자리에선 휴대폰으로 정보를 획득하고 소통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서울특별시의 도서관 정책을 대표하는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저는 ‘책 읽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 휴대폰 접근을 막는 데 찬성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정보기기를 충분히 잘 활용하는 파워유저로 성장해야 합니다. 단, 지금처럼 한쪽으로 지나치게 경도된 교육환경은 위험합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면서 커야 우리 아이들이 균형 잡힌 시민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세미나 출발 일주일 전. 설레고 긴장됐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해외를 가는 게 12년 만이었다.여권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카드 떨어뜨리면 어떡하지 걱정이 밀려왔다. 그리고 이젠 엄마 없이도 잘 놀고 잘 자고 등교준비도 혼자 할 수 있을 만큼 크긴 했지만 초등 6학년 4학년 두 아이를 두고 가는 것도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흔쾌히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신이 나기 시작했다. 오로지 내 짐만 챙기고 혼자 몸으로 가뿐히 나선다는 것이… 이게 얼마 만인지…. 쇼핑도 했다. ‘춥다고 했지?’ 방한화가 있긴 했지만… 새 신발을
“뉴스를 최초로 읽어서 좋고, 내가 만든 레이아웃이 신문에 그대로 나가서 좋다. 하지만 마감 3분 전에 들어오는 기사에 좋은 제목을 붙일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다른 신문과 비교한 뒤 쇼크를 받는다.” 속으로 뜨끔한 편집기자들이 많겠지만 안심하시라. 이것은 일본의 북해도신문 편집부(정리부) 얘기다. 3박4일의 간사 세미나 마지막 날 오전에 방문한 북해도신문사의 편집국은 한국의 여느 신문과 다를 바 없었다. 방송 속보를 확인하는 모니터가 곳곳에 배치돼 있었고, 기사 현황판도 분주하게 숫자를 바꿔가고 있었다. 또한 마감을 앞둔 편집부
일본 홋카이도를 맛에 비유하면 ‘자연미’일 것이다. 오사카나 교토처럼 역사적 유물은 별로 없지만, 신묘한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화산 폭발로 생긴 칼데라 호수인 도야는 둘레가 무려 43km에 달한다. 아직 화산이 살아 숨 쉬는 화산지대라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유람선 위에서 연기를 내뿜는 쇼와신산도 볼 수 있다. 또한, 청정한 하늘을 뽐내며 3월 중순인데도 백설에 뒤덮인 삿포로 시내는 걸을 때 빙판길을 조심해야 할 정도다. 음식은 또 어떠한가. 수온이 낮은 오호츠크 해변에서 잡은 대게를 무제한 먹고 있자면 기분도 ‘꿀맛’이다.
‘AI시대, 편집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간사세미나는 간사들의 시각을 통해 전국 편집기자들의 ‘AI 마인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AI, 편집기자 미래 큰 영향” 73.3% “편집 활용은 안해” 76.7%=전국 편집기자들은 “AI 기술이 편집기자 미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편집 작업에서 AI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지를 제출한 간사 30명의 답변을 토대로 보니, 간사들의 73.3%가 “AI가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편집에
“급속히 발전하는 AI 기술과 한국의 고령화 시대에 편집기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대한민국 전역에서 모인 한국편집기자협회 간사들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일본 홋카이도에서 세미나를 열고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따른 신문의 미래 방향성 모색’이라는 주제로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간사들은 노보리베츠 석수정 호텔 회의실에서 ‘편파적 보도에 대응하는 편집기자의 역할’, ‘젊은 인재 영입 방안’, ‘AI 기술을 활용한 신문편집’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했다.조별 토론은 김소연 간사장이 조장 토론은 김형진 부회장과 강보한
사진에 목소리 넣기… 달달한 결실로사진을 지배하는 자, 지면을 지배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듄 파트2’ 인트로에서 나오는 대사를 보니 이 말이 떠오르게 되더군요. 모래알처럼 빽빽한 문자의 사막에서 사진은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합니다. 눈이 쉬어갈 수 있는 숨구멍이죠. 더 삭막해지는 편집환경 속에서 오랜만에 연성면을 마주했습니다. ‘그냥 대충 넘어갈까?’하는 마음이 앞서면서도 좋은 사진을 크게 쓰고 싶은 욕구도 끓어올랐습니다. 지면의 에너지이자 핵심 언어인 사진이 너무나 달콤했기 때문이죠. 결국 쉬운 길을 택하려는 편의주의를 접어놓